일기왕

[아침일기]2022.09.18.(일) 06:30 계모임,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Madi메디슨 2022. 9. 1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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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 3가지

 

1. 건강한 신체를 주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2. 늘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신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지켜주실 거죠?^^*뿌잉뿌잉

3.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 3가지

 

1. 방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2. 방금 충분히 모닝 똥을 눈 것 때문에 상쾌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3. 오늘이 주말임에 기분이 매우매우매우매우 좋습니다. 


오늘의 다짐 3가지

 

1. 자청 클래스101 강의 열심히 듣기

2. '욕망의 진화' 1/3은 꼭 보기

3. 헬스, 등산(?) 운동 2시간 넘게 하고 꼭 단백질 가루 먹기!!!(단백질 먹는 버릇이 안 들어 있어서 계속 까먹음)

 

어제 계모임을 했다. '천사 언니' 항암치료 전에 얼굴을 한번 본다고 만났다. 4시 30분 우리 동네에서 쏘핫 한 '오프렐라'라는 비스트로에서 만났다. '천사 언니'는 큰 수술 때문인지 홀쭉해져 있었고 그 생기발랄하던 얼굴은 살이 빠져 주름져 있었다. 

 

시킨 음식이 나오고 음식을 맛있게 먹다가 '천사 언니' 얼굴을 보면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걸 참고 또 맛있어서 막 먹다가 울먹거리고 이걸 계속 반복하니까 소화가 안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프으니까 내가 전염이 되어서 아팠다. 

 

정말 건강하게 살아야겠다. 우리 계모임 멤버 중 제일 바른생활을 하고 정말 착한 언니인데 아프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다. 매일매일 웃고 천사 같던 그 미소가 사라지고 슬픈 얼굴을 참고 있는 듯한 언니의 얼굴이 계속 밥 먹는 내내 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암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바른 삶을 사는 언니에게 찾아온 암이라는 시련은 도대체 왜 온 것일까?

 

우리가 모르는 언니의 환경이 언니를 스트레스받게 한 것일까? 나는 분명히 '암'이라는 존재가 생겼을 때에는 반드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는 게 존재할 것만 같다. 보통의 인간은 누군가가 좋지 않은 행동을 할 때 (부처가 아니고서야) 열이 받는 게 인지상정인데 언니는 열한번 낸 적이 없다. 종교가 있어 도를 통하였거나 수련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한다는 게 정말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아 저번에 살짝 언니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물어봤고 사주를 잘 보는 박사님에게 의뢰를 했다.

 

언니에게 물어볼 때는 나도 언니의 그 용서하는 마음과 착한 마음을 닮고 싶어서 언니의 사주를 알아봐야겠다라고 공포를 하고 시작한 나의 '연구'였다. 박사님은 사실 우리 가족 중에 한 명 있다. 박사의 말에 따르면 모든 것을 다 참는다고 한다.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절대 자기를 들키고 싶지 않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놀라서 순간 벙져있었다. 아니 그럴 수가 있다고? 자존심 때문에? 그리고 어릴 때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한다. 

 

그래서 마음에 굳은살이 생겨서 잘 참고 인내하고 그렇게 수용하는 자세로 삶을 살아갔구나 싶었다. 언니의 사주를 통해 언니의 행동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고 좀 있다가 언니가 난소암이란다. 언니는 결국 모든 이에게 배려와 호의를 베풀었지만 정작 본인은 22센티의 암을 얻었다. 그리고 몸의 일부를 도려냈다. 

 

인생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이며 인간에게 암이란 신이 무엇 때문에 내려주는 벌인 것일까? 언니는 이번 큰일을 치르면서 어떤 것을 깨달아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내가 또 갑자기 일기를 쓰다가 확 열받는 부분이 있는데 형부가 언니 암 관련 요양병원에 가고 싶다는 걸 금전 상의 이유를 대서 못 가게 한다고 한다.  언니네가 유복함에도 말이다. 형부의 말을 다 들어 보진 않았기 때문에 형부를 대놓고 탓할 순 없지만 이번만큼은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좀 해봤으면 좋겠다.

 

계모임의 멤버는 나를 포함해 5명이고, 천사 언니는 아프고, 1번 언니는 부정적이고, 2번 언니는 일에 치여 살고, 3번 언니는 일도 바쁘고 술과 노래방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산다. 나는 일이 바빠도 칼퇴를 사명으로 여기고 운동하고, 일찍 자고, 몸에 나쁜 술 담배 절대 하지 않고,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고 일기를 쓰고 독서를 한다. 앞으로 다른 과정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한 달 뒤, 일 년 뒤, 십 년 뒤 어떻게 살고 있으며, 계속 친구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지만 사고방식이 계속 달라지다 못해 틀려지고 있는 것을 느낀 어제였다.

 

누군가 아프다는 것, 그리고 부정적이라는 것, 열정이 없다는 것, 삶을 음미하기보다 되는대로 산다는 것 이러한 기운을 느낄 때면 약간의 피로감이 몰려온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입맛이 없어지는 매직이 일어난다. 나는 정말 음식에 진심인 사람인데 말이다. 그래서 더욱더 건강하게, 긍정적으로, 열정 있게, 삶을 찬찬히 음미하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찾아보고 연구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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